12화. 기록의 지층에서 아이디어 발굴하기 - 2부

2025. 6. 18. 21:34브런치북 - 창작자를 위한 AI

디자인에 있어서 기록이란?

 

 

 

 

“본업이 디자이너라면서 디자인 관련 글은 왜 안 써?”

 

 

이 시리즈를 시작하고 나서 이런 의문이 든 사람이 한 명 쯤은 있을 것이다. 사실 나도 꾸준히 의식하고 있었다. 나는 왜 본업과 관련 없는 이야기만 하고 있는걸까? 브런치가 글 쓰는 공간이지만, 그리고 내 취미가 글 쓰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본업모먼트가 조금 나와주면 좋을텐데….

왜 디자인 관련 글은 자꾸 안 쓰게 되는 걸까?

 

 

사실 처음에는 AI로 이미지를 제작하는 방법이나, 효율적인 도구 등을 먼저 소개하려고 했었다.

처음에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던 Midjourney나 StableDiffusion같은 것들을 어떻게 써야하고, 어도비의 Firefly를 활용하는 꿀팁들도 낭낭하게 넣어주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다.

Midjourney부터 StableDiffusion, Flux까지... 수많은 AI이미지 생성을 연구했었다. 이 사진은 그저 자료의 일부일 뿐.

 

그러나 AI의 발전속도는 지나치게 빨랐고, 단순 활용방법을 알려주는 수준으로 글을 쓰게 되면, 그 정보들은 시간이 지나 쓰레기가 될 것이 뻔했다.

그에 반해 내 글의 목적은’ 단순한 활용방법을 전달하고 끝!’ 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발전하는 AI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장기적인 이해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작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개념으로 다가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유행을 타지 않아야 했으며, 어떤 툴이 나와도 응용할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이제 AI툴들의 상향평준화도 어느정도 이뤄졌고, 정말 의도대로 잘 쓰는 것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 되었으므로 공통적으로 통하는 핵심 줄기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툴의 사용법도 사용법이지만, 무엇보다도 모든 창작의 근간은 결국 작문에서 시작된다.

이전 글에서도 누누이 말해왔지만, 인간 생각의 최소단위는 글부터 시작한다. 사람의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의 오감에서 받아들인 정보는 공통된 규격으로 정리가 된다. ‘글’이라는 최소단위로 디코딩 된다. 

그러므로 당연히 디자인작업도 글부터 시작한다. 미술의 영역이 ‘감각적인 무언가’라고 생각했던 분들에게는 실망스럽겠지만, 글을 쓰지 못하는 디자이너는 균일한 품질의 디자인을 생성하기 힘들다.

 

 

 

 

 

디자인? 그거 그림 잘그리면 되는게 아니었어?

 

 

디자인은 회화와 본질적으로 다른 영역이다. 화가가 캔버스에 점 하나를 찍어도 작가의 서사에 따라 걸작이 될 수 있지만, 디자인에는 명확한 체계가 존재한다. 솔직히 말하면, 디자인은 미술 분야 중 가장 과학에 가까운 영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UI/UX 작업을 하면서 절실히 깨달은 것은 '영감'보다 '데이터'가 더 정확한 답을 준다는 사실이다. Steven Hoober의 연구에 따르면 49%의 사용자가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하며, 75%의 터치 상호작용이 엄지손가락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https://www.smashingmagazine.com/2016/09/the-thumb-zone-designing-for-mobile-users/

아이폰의 뒤로가기 제스처를 예로 들어보자. 사용자의 엄지손가락이 화면 왼쪽 가장자리에서 시작하여 자연스럽게 그릴 수 있는 호 모양의 궤적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평균적인 엄지의 회전반경은 약 4-6cm이며, 이는 아이폰 화면에서 한 손으로 편안하게 조작할 수 있는 '엄지 존'의 경계를 계산해낸 결과다.

과거 애플에서 사용했던 스큐어모피즘 디자인도 비슷한 결이다. 실제 사물의 질감과 형태를 모방해 사용자의 직관적 이해를 돕는 이 접근법은 그저 이쁘게 사물을 그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물리적 공간에 존재하는 오브젝트의 특성을 화면으로 옮김으로써, 아날로그에 익숙한 사용자도 디지털 환경에 쉽게 적응하도록 도왔다.

요새는 Toss증권 등에서 UX writing에 대해 강조하고는 하는데,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문장 하나하나까지 A/B테스팅을 통해 검증한다. "지금 시작하기"와 "무료로 체험하기"중 어떤 문구가 더 효과적인지 등을 데이터로 측정하고 최적화시킨다.

 

게다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보는 ‘로고’의 경우도 막상 보면 “저건 나도 그리겠네”라고 말할 정도로 단순하지만, 그 안에 함축되어있는 의미와 전달력 등을 철저하게 계산해서 빚어낸 정교한 결과물이다. 회사가 이루고자 하는 비전을 담거나,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거나, 혹은 친근함은 약간 내려놓더라도 신뢰감을 주는 등, 목적에 따라 설계과정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과학과 통계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우스울 수도 있겠지만, 디자인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들은 생각보다 체계적이다. 사용자 인터뷰, 히트맵 분석, 아이트래킹 연구, 매체별 사용성 테스팅까지 - 정교한 방법론을 통해 수집된 인사이트가 모든 디자인 결정의 토대가 된다.

그것이 UI/UX영역이든, 브랜드 영역이든, 혹은 다른 유형의 디자인 영역이든 그저 '예쁘다'만으로는 설득할 수 없고, 납득 될 수 없는 영역인 것이다.

 

그래서 디자인은 ‘삘’이라던가 ‘영감’같은 모호한 개념을 미술의 다른 영역보다는 꺼리고 조심해야한다. 물론 사용자가 느끼는 생각과 감정을 전부 수치화 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연구를 토대로 한 정교한 체계 위에서 설계하는 것이 더욱 안전하고 올바르게 작동하는 디자인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이 점을 제대로 인지한다면, 디자인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구상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 과정을 기록하는 것의 이점에 대하여.

 

저번 글에서 2-3년된 자료를 기록해두지 않아서 소실되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전에 근무하던 회사에서 '첫 번째 게임에서 사용했던 표현을 두 번째 게임을 만들 때 재활용하려 했으나, 작업 기록이 소실되어 시간만 날려먹은 경험'을 했던 이야기 말이다.

그래서 나는 퇴사 후 노션을 활용하면서 거의 모든 기록을 촘촘히 기록했다. 비록 기록의 과정은 고된 작업과 병행되기 때문에 극도로 피곤하지만, 첫 외주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이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간중간 해놨던 기록을 토대로 놓쳤던 정보를 되찾기도 하고, 미처 클라이언트가 전달하지 못하고 놓쳤던 자료를 추가요청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이 누락되지 않도록 돕기도 했다.

그리고 이전 외주에서 기록했던 컨셉을 활용해서 다음 외주의 초안으로 옮기는 방식도 활용이 가능했다. 브랜드 리뉴얼과 관련된 업무라서 가능했던거기도 하지만.

 

이전 글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클라이언트들은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또렷하게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집요하게 물어뜯어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어내야한다. ‘시각화’ 과정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텍스트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머릿속에 있는 모호한 개념이 이미지로 인코딩 되기 위해서는 추상적이든 구체적이든 정보가 필요하다.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 서로에게 말이다.

 

수많은 질답과 연구를 통해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져나가는 과정은 당장에 이미지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하다.
 
 

 

그 정보들을 토대로 예시 이미지들을 생성하고, 디자인 의도를 설명하면서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준다. 

"제공된 이미지와 컨셉을 보아하니, 해당 브랜드에는 xx폰트가 어울릴 것 같습니다. 브랜드 슬로건에 있는 연도에 사용된 양식과 어우러지거든요. 그리고, 레이아웃도 해당 시기의 신문 레이아웃 형태를 활용하면, 비주얼의 중심이 잡힐 거에요" 

같은식으로 말이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모든 대화는 문서로 기록한다. 주고받은 이미지와 작업물을 보며 느낀 감상 한 마디, 한 마디까지. 그 과정에서 클라이언트가 요청하는 사항 중 놓치는 것은 없는지 체크할 수도 있고, 후에 추가작업에서 막히는 부분의 단서(은근히 초기 컨셉 전달에서 실마리를 찾을 때가 많다)를 과거 대화를 통해서 찾아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작업했던 반찬가게의 브랜딩에서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의 첫 번째 브랜딩을 '고급스럽고 차분한'느낌으로 리뉴얼하는 과정이 있었다.

첫번째 스타일에서 두번째 스타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했는데, 그 때 기록해둔 필기들 덕분에 구상 과정을 상당히 단축할 수 있었다. 각 작업간의 시간 차이가 2달정도 났기 때문에 기록이 없었다면, 그대로 똑같은 삽질을 한 번 더 할뻔했다.

 

구상단계뿐만 아니라, 작업중에 마주치는 다양한 변수들도 기록해두면 좋다. 처음에 구상했던 것들이 물리적 환경의 제약 속에서 뒤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쇄업체가 바뀐다거나, 프로젝트의 계획 일부가 수정되었다거나 하는 변수들은 숱하게 발생한다. 과거 일했던 게임회사에서는 아트북을 작업하는데, '장마철이 되면 인쇄된 종이가 마르는데 시간이 걸린다. 6월 전까지는 작업 마무리 부탁드린다.'라는 제약조건도 있었다. 이런 내용은 학교에서는 배우기힘든 실무적인 경험이다.

 

클라이언트와 소통한 내용 및 내가 고민한 내용들과 완성된 작업물. 디자인 과정에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고스란히 적혀있다.

 

 
 

 

다양한 디자인 시안들도 함께 보관해두고 있으면, 해당 브랜드의 다음 제품을 준비할 때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과거 사용했던 패턴중에 반려된 패턴을 추후에 활용하기도 했었다. 브랜드 리뉴얼때도 기록의 도움을 받았는데, 신제품 디자인 구상에도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게다가 사용중인 툴의 문제들도 중간중간 기록해두면, 작업중에는 바빠서 개선하지 못하더라도 추후에 작업프로세스를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가령 나 같은 경우는 Apple Silicon 환경에서 포토샵 라이브러리가 한글파일명을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서, 라이브러리 파일의 이름을 전부 영어로 바꿔서 정리한 적이 있었다. 어도비측에서 발빠르게 대응하지 않는 바람에 라이브러리에 넣어둔 오브젝트들이 전부 연결이 끊기는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용량 파일을 작업할 때, 인쇄소에서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고유의 확장자가 아니라 EPS파일을 선호한다던가 하는 사실들 말이다. 웹검색하면 천지에 널린 정보이지만, 막상 내가 직접 작업해보지 않는 이상 그런 것들이 내게 맞춰진 정보인가에 대해서 공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대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러한 지식들은 나중에 AI를 활용하면 바로바로 발굴해낼 수 있기 때문에 노션 작업문서에 아카이브를 하나 생성해두고, 지속적으로 작업관련 노하우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아이콘이나 로고 디자인은 아웃풋의 형태가 무척이나 단순해서 무시당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럼에도 중간 과정에서 치밀한 계산과 생각이 필요한 분야다. 사람의 눈으로 단 한번 훑고서도 해당 브랜드가 표방하는 함축적인 의미들을 모두 전달할 수 있어야하고, 브랜드가 전하고자하는 가치관이나 테마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러다보면, 아이콘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테마와의 관계성까지 고려해야한다. 기존과 달리 유독 튀는 이미지가 나와버리면 균형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업과정을 중간중간 기록해가면서, 내가 처음에 클라이언트로부터 들은 브랜드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해내고 있는지, 브랜드 요소들의 디자인은 서로 일관성을 유지해서 공통된 테마를 표현하고 있는지, 최종적으로는 디자인 시스템을 완성해서 제공해야하는데, 그에 맞게 컬러스킴, 폰트, 흑백로고와 컬러로고의 사용처등을 잘 정리했는지 등을 점검해야한다.

 

이전에 작업했던 게임과 반찬가게의 아이콘 세트. 그리고 GPT로 해당 아이콘세트의 통일성을 분석한 결과.
 

 

작업한 아이콘 세트들을 GPT에 업로드해서 시각적 균형감을 체크해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GPT의 이미지 인식기술은 제법 준수한 편이기 때문에 아이콘세트의 공통점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수도 있다.

나는 이미 완료된 작업의 아이콘들을 작업해서 보여줬지만, 만약에 작업중에 내가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작업을 진행하고있는지 자신이 없어진다면, 현재까지 작업한 작업물들의 시각적 일관성을 제공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물어볼 수도 있는 것이다.

 

 

 

 

AI시대에 기록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

 

개인작업을 하는 디자이너들과 달리 회사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에게는 '어차피 나는 전체 디자인의 일부분밖에 못하는데 이렇게 넓은 영역을 알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물론 브랜드를 처음부터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경험이 모두에게 흔하진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이미 만들어진 브랜드의 일부를 수정하는 작업이 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내 외주중에도 그런 작업들이 있었고.

 

그러나 이제는 큰 기업들 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 등의 개인들도 자기만의 브랜드를 갖기위해 애쓰는 시대다. 디자이너가 기획력과 자신만의 기록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감각에만 의존하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면, 단순히 포스터를 제작하거나, 디자인에셋을 만든다거나 하는 수준에 머무르게 되고, 구상과 기획이 없으면 일관성을 지키기 힘든 브랜딩이나, UI/UX 분야에서는 점점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직접 발품팔며 스탠딩배너의 폰트 가독성을 테스트한 결과를 기록한 문서를 AI로 분석하고, 필요한 부분만 요약정리해서 추후 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치밀한 기록을 통해, 자신이 이전에 했던 디자인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나간다면, AI의 도움을 받아 분석하는등의 활용도 가능해진다. 작업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겨도 당장 막힌 이미지를 AI에게 갖다바치면서 '이것좀 해결해줘'라고 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작업 노트를 먼저 인식시킨 후에 평소 스타일과 어떤 부분이 달라져서 막혔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유용하다.

현재 막힌것만 제시하면 AI는 현재 작업을 해결하는 것과는 무관한 뚱딴지같은 정론을 내밀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동안의 작업 맥락을 필기노트로 제공하고, 현재 막힌 디자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당신의 스타일에 맞춰서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기록한다는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

 

기록은 언제나 중요하다. 내가 즉흥적으로만 디자인을 해왔더라면, 내가 일하면서 배운 것들을 이렇게 글로 풀어낼 수도 없었을 것이고, 과거의 기록을 토대로 앞으로 해나갈 작업에 대한 솔루션을 AI를 활용해서 제공받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예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뛰어난 디자이너들은 많지만, 애석하게도 그들 모두가 본인의 디자인 역량을 뽐내고 있지는 못하다. 즉흥적인 느낌과 체계적이지 못한 분석으로 인해 여태껏 쌓아온 모든 경험이 그저 직관으로만 이루어진다면, 더 복잡한 팀작업에서는 어떻게 동료에게 프로세스를 전달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평소에 내가 어떤 생각으로 이런 디자인을 했고, 어떻게 개선시키려 노력했는지에 대한 기록들이 남아있다면, 훗날에 다른 작업에 재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리소스로 남기도 하고, 동료에게 전달할 지시서를 작성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어찌보면 디자인에서 가장 오래걸리는 이 번거로운 과정들은 AI를 통해서 도움을 받기 가장 좋은 부분이기도 하다. 디자인에 필요한 이미지를 생성하는것?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작업 프로세스 관리가 그 위에 있다. 전체과정에서 AI이미지 생성은 이미지의 마무리보다는, 초중반부 시안과정에서만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상-기획-초안-개선-마무리-출력 등으로 이루어진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 프로세스를 기록들을 분석해서 최적화해보자. 단순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작업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

 

디자인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자료가 많이 필요했고, 그로 인해서 업데이트가 늦어져버렸다. 이 브런치북 시리즈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바가 창작 전반에 관한 내용이다보니, 언젠가는 꼭 짚고 넘어가야했지만, 확실히 품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는 '기록의 중요성'이라는 주제의 일부로 소개했지만, 후일 가상의 브랜드를 만들면서 디자인 프로세스를정리해보는 과정을 가질까 싶다.

 

지난화가 이번 시리즈 중에서 유독 많은 관심을 받게되었는데, 조회수에 비해 좋게 평가해주신 분이 너무 많아서 기뻤습니다. 매 편 장문의 글임에도 지치지 않고 읽어주시는 여러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기록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그리고 노션 템플릿. 

                    

지난 글에 이어서 이번에도 노션에 기록했던 내용들을 활용했습니다.

프리랜서인 제게 있어서는 노션은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업무관리 툴이에요. 엑셀처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것 자체로도 매력적이지만, 그것보다 매력있는건 바로 본문을 작성하는 부분일 거에요.

 

노션 본문에는 다양한 마크다운형식의 블록들이 제공되고, 거기에는 유튜브 영상을 그대로 임베딩하는 기능도, 웹페이지 주소를 썸네일과 함께 북마크로 기록하는 기능도 있어요. 이미지 저장도 가능하고 해당 이미지에 캡쳔도 추가할 수 있답니다.

뿐만 아니라 문서와 문서간의 연계가 가능해요. 해당 업무에 필요한 공부 지식들을 관계형으로 엮어 필요할때마다 공부문서를 참조하고, 새로 알아낸 사실을 추가로 기록할 수도 있죠.

 

마크다운 문서 특유의 좋은 가독성 덕분에 아예 페이지 자체를 캡쳐해서 지인 혹은 클라이언트와 정보를 공유하는데도 좋아요. 공유문서로 아예 통째로 열람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도 있고요.

 

창작분야에서는 항상 새로운 도구가 나오고, 점점 업데이트됩니다. 저도 어도비 사의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애프터이펙트, 프리미어 등을 사용하고 있고, 피그마도 사용중이죠. 글을 쓸 때는 스크리브너를 사용합니다.

업무도구를 잘 사용하는 것도 업무능률과 관련된 일이고, 점점 지식을 쌓아나가야하는데 기록이 없으면 기존에 배운 내용도 소멸되기 쉽습니다.

 

내 바쁜 일상이, 내 치열한 노력이 한 발자국씩 착실하게 기록되길 바란다면, 잘 짜여진 노션 템플릿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쓰고있는 브런치글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획을 여기서 구상하고 있어요.
 

 

기록은 시간이 지나가며 '생각의 지층'으로 퇴적되어갑니다. 이 템플릿은 그 지층을 더욱 단단하고 체계적으로 쌓을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되어줄 거에요. 프로젝트 관리, 일정 관리, 아이디어 기록 등의 다양한 기능을 알차게 넣어봤습니다.

 

거의 3달간을 준비한 프로젝트입니다. 동료와 함께 기획하고, 디자인도 하고, 치열한 시간들이었어요. 저도 지금 개발버전이긴 하지만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고요.

 

기록하지 않으면 증발합니다. 하지만 잘 기록하면 그것은 당신만의 보물창고가 됩니다.

지금 텀블벅에서 펀딩 중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살펴봐 주세요!

 

 

 

브런치북 - 창작자를 위한 AI
https://brunch.co.kr/@kezilac/43